
[칼럼] ‘심사비 외 회원 회비 추가 징수 논란’… 공정성 시험대, 관리·감독 책임도 도마 위
남궁윤석 / 한국태권도신문 대표 겸 발행인
최근 제주 지역 태권도협회를 둘러싼 각종 의혹은 태권도계 전반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언론 보도와 지방의회의 문제 제기에 따르면 승품·단 심사 과정에서 심사비 외에 별도의 회원 회비 성격의 비용이 추가로 징수됐다는 논란이 제기됐으며 현재 관련 사안은 수사와 행정조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단순한 비용 문제가 아니다. 공정성과 객관성을 기반으로 해야 할 승품·단 심사 제도가 추가 비용 구조와 결합될 경우 그 본질이 훼손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심사는 수련의 성과를 검증하는 절차이지, 별도의 재정 부담을 전제로 한 과정이 되어서는 안 된다.
특히 응심자나 일선 도장에 회원 회비 성격의 비용이 심사비와 함께 부과되는 구조는 일부가 아닌 다수의 시·도 협회에서 관행처럼 운영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구조는 비용 부담의 형평성과 정당성을 훼손하고 심사 제도의 공정성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게 한다.
심사 비용은 국기원의 정관과 이사회 의결을 통해 관리되는 영역이며 승품·단 심사는 본래 국기원의 고유 권한이다. 현재 일부 구간의 심사 시행 권한이 대한태권도협회를 거쳐 시·도 협회로 위임된 상태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심사 ‘시행’에 관한 권한일 뿐 추가적인 회비 부과까지 포함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일부 시·도 협회에서 심사 시행 수수료에 회원 회비를 결합하는 방식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은 제도 운영상 보완 필요성을 시사한다. 문제는 이러한 관행이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지적되어 온 사안이라는데 있다.
필자는 과거 국기원 감사로 재직하던 당시 일부 시·도 협회가 심사 과정에서 회원 회비를 심사비와 결합해 징수하는 문제를 제기하고 이를 공식적으로 보고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조치는 공문 전달 등 형식적 대응에 그쳤다고 볼 수 있고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개선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개별 사안의 위법 여부는 관련 절차를 통해 판단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동일·유사한 문제가 반복적으로 제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효적인 개선 조치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이는 단순한 현장 문제가 아니라 관리·감독 체계의 한계를 드러내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심사 권한의 위임 구조 속에서 최종적인 제도 관리 책임은 국기원에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규정 취지와 상충될 소지가 있는 비용 부과 방식이 반복된다면, 이에 대한 명확한 기준 제시와 실효적 통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문제는 이러한 논란이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유사한 구조가 여러 지역에서 반복된다면 이는 개별 사안이 아닌 제도적 결함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태권도계 전체의 신뢰와 직결되는 문제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이제는 분명한 기준과 책임이 필요하다. 심사비의 부과 기준과 집행 과정은 전면적으로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한다. 아울러 상위 단체의 관리·감독 기능 역시 형식적 수준을 넘어 실질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무엇보다 심사와 직접 관련 없는 비용이 응심자나 일선 도장에 전가되지 않도록 명확한 통제 기준이 마련되어야 한다.
태권도는 공정과 인성을 중시하는 무도다. 그 핵심 제도인 심사 과정에서조차 공정성 논란이 반복된다면, 그 영향은 단순한 행정 문제를 넘어 태권도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 지금은 관행을 점검하고 원칙을 바로 세워야 할 시점이며, 동시에 관리·감독 책임 또한 분명히 물어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