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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타이거 조, 반세기 넘게 태권도의 불을 지켜온 사람

- 사람과 사람 사이, 그 ‘간(間)’의 가치를 실천한 태권도인의 삶

 

타이거 조, 반세기 넘게 태권도의 불을 지켜온 사람

 

 사람과 사람 사이, 그 ‘간(間)’의 가치를 실천한 태권도인의 삶

 

남궁윤석 / 한국태권도신문 대표 겸 발행인

 

태권도의 역사는 올림픽 메달이나 세계선수권 우승 기록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이름 없이 해외로 건너가 낯선 땅에서 태권도의 씨앗을 뿌리고 평생 그 불씨를 지켜온 선구자들의 헌신이 있었기에 오늘의 세계 태권도가 존재한다.

 

미국 오클라호마에서 51년째 태권도장을 운영하며 78세의 나이에도 현재까지 직접 지도하고 있는 타이거 조(Tiger Cho), 본명 조규일 관장은 바로 그러한 해외 개척 세대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조규일 관장(1947년생)은 한국 YMCA에서 태권도를 수련하며 무도인의 길에 들어섰다. 이후 1970년 주월사령부 태권도 교관단에서 활동하며 태권도를 통한 국위선양의 최일선에 섰다. 전쟁의 상처가 채 가시지 않은 시대, 태권도는 대한민국의 정신과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중요한 매개체였고, 그는 그 현장에서 한국 태권도의 가치와 정신을 전파했다.

 

1975년 그는 26세의 나이에 김운용 국기원장과 홍종수 부원장의 추천을 받아 미국으로 건너갔다. 당시 미국에서 태권도는 아직 생소한 동양 무술에 불과했다. 한국인조차 드물었던 지역에서 도장을 개설하고 수련생을 모집하는 일은 단순한 해외 진출이 아닌 개척의 과정이었다.

 

그러나 그는 흔들리지 않았다. 오클라호마에 뿌린 태권도의 씨앗은 반세기가 넘는 세월 동안 깊은 뿌리를 내렸고 수많은 제자를 길러내며 지역사회 속에 자리 잡았다. 세월이 흐르고 세대가 바뀌는 동안에도 그는 한결같이 도복을 입고 수련생들과 마주하며 태권도의 가치를 전해 왔다.

 

51년이라는 시간은 결코 짧지 않다. 세계 태권도가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하는 동안 수많은 지도자들이 등장하고 사라졌지만 조규일 관장은 한 자리를 지키며 태권도의 본질을 전하는 데 평생을 바쳤다. 그의 삶은 태권도가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라 사람을 만드는 교육이며 인간을 완성해 가는 수련임을 보여준다.

 

그는 지도자로서의 역할에만 머물지 않았다. 태권도 전문지 특파원과 본부장으로 활동하며 해외 태권도 현장의 생생한 소식을 꾸준히 한국에 전해 왔다. 지도자이자 기록자로서 세계 태권도의 성장과 변화를 직접 목격하고 증언해 온 것이다.

 

조규일 관장을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그의 삶 속에 녹아 있는 철학이다. 그는 「인간이 지니고 있는 의미와 존재」라는 글에서 인간이라는 말 속에 담긴 ‘간(間)’의 의미를 이야기한다. 부자지간, 형제지간, 사제지간, 친구지간처럼 인간은 홀로 존재하는 존재가 아니라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존재라는 것이다.

 

그는 인간을 ‘간적(間的) 존재’라고 표현했다. 짧은 문장이지만 그 안에는 평생 사람을 가르쳐 온 교육자의 깊은 통찰이 담겨 있다. 인간은 관계 속에서 성장하고 존중과 배려를 통해 공동체를 이루어 간다는 그의 철학은 곧 태권도의 정신과도 맞닿아 있다.

 

오늘날 우리는 승단과 승급, 대회 성적, 직위와 권한에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 그러나 정작 태권도가 추구해야 할 인간 존중과 예의, 공동체 정신의 가치는 잊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조규일 관장은 반세기 넘는 세월 동안 제자들에게 기술보다 먼저 예의를 가르쳤고 경쟁보다 배려를 강조했다. 그에게 태권도는 발차기와 품새를 익히는 과정 이전에 사람을 존중하는 법을 배우는 교육이었다.

 

그가 오랜 세월 강조해 온 ‘간(間)’의 철학은 태권도가 지향해야 할 본질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태권도는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서로를 존중하게 하며 더 나은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인성교육의 장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날 태권도는 전 세계 수억 명이 수련하는 글로벌 스포츠이자 문화유산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그 화려한 성과 뒤에는 오직 태권도에 대한 신념 하나로 해외에 나가 평생을 바친 개척자들이 있었다.

 

조규일 관장은 그 대표적인 인물 가운데 한 사람이다. 그는 미국 사회에 태권도를 심었고 태권도를 통해 한국 문화를 알렸으며 수많은 사람들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 냈다. 또한 언론인으로서 세계 태권도의 발자취를 기록하며 역사의 증언자 역할도 묵묵히 수행해 왔다.

 

지금도 그는 자신의 자리에서 태권도의 가치를 전하고 있다. 태권도계는 때때로 화려한 직책과 눈에 띄는 성과를 기억한다. 그러나 진정 기억해야 할 사람은 오랜 세월 태권도의 정신을 지켜온 사람들이다. 역사는 권력보다 헌신을 오래 기억하고, 직위보다 신념을 높이 평가한다.

 

조규일 관장의 51년은 단순한 지도 경력이 아니다. 그것은 태권도에 대한 신념의 역사이며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소중히 여긴 교육자의 역사이고, 세계 태권도의 뿌리를 지켜온 개척자의 역사이다.

 

반세기 넘는 세월 동안 흔들림 없이 태권도의 불을 지켜온 사람.

 

타이거 조, 조규일.

 

그의 이름은 세계 태권도 개척사의 한 페이지를 넘어 태권도 정신을 실천한 교육자의 이름으로 오래 기억될 가치가 있다.

프로필 사진
남궁윤석 대표 겸 발행인

○약 력
-태권도 9단
-태권도장 운영(36년)
-국기원 감사(전)
-국기원 상벌위원장(전)
-태권도9단회 상임이사(전)
-서울특별시 은평구태권도협회 2대, 3대 회장
-서울특별시 은평구생활체육회 2대, 3대 회장
-서울특별시 은평구의회 4대, 5대 의원(행정복지위원장. 운영위원장. 부의장)

태권도 인으로서 국기원 및 태권도 관련 단체를 비롯한 각 분야별 또는 지역사회에서 벌어지는 각종 우수사례는 물론 사건, 사고 등을 전 세계 태권도인과 국민들에게 알 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책임과 소신으로 거침없이 집중 취재하고자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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