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태권도신문] 2028 LA올림픽을 향해 새로운 도전에 나선 모로코 태권도가 최근 국제무대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 중심에는 대한민국 선수와 지도자 출신으로 모로코 태권도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이동완 감독이 있다.
이 감독은 서울체육고등학교와 한국체육대학교, 춘천시청을 거친 엘리트 선수 출신으로, 선수 은퇴 후에는 해외 국가대표팀과 국내 지도자 생활을 거쳐 대한민국 태권도 국가대표팀 코치로도 활동했다.
현재 모로코 대표팀을 지휘하고 있는 이 감독은 선수 발굴부터 대표팀 훈련체계와 선수단 문화까지 하나씩 변화를 만들어가며 2028 LA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
모로코 태권도, 2026년 국제무대서 잇따른 성과
최근 모로코 선수들의 국제대회 성과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파라 투자니(Farah Touzani)는 지난 8월 28일부터 30일까지 중국 타이위안에서 열린 ‘Taiyuan 2026 World Taekwondo Women’s Open Championships’ 여자 -46kg급에서 정상에 올랐다.
투자니는 결승에서 중국의 왕스이(Shiyi Wang)를 2-1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하며 모로코 여자 태권도의 경쟁력을 보여줬다.
아미나 데하위(Amina Dehhaoui)의 상승세도 눈에 띈다.
데하위는 지난 6월 이탈리아에서 열린 ‘Roma 2026 World Taekwondo Grand-Prix’ 여자 -57kg급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이어 지난 9월 5일부터 7일까지 전북 무주 태권도원에서 열린 ‘Muju Taekwondowon 2026 World Taekwondo Grand Prix Series’에서도 같은 체급 동메달을 획득하며 두 차례 그랑프리에서 연속으로 시상대에 올랐다.
무주 대회에서는 32강에서 튀니지의 Ouhoud Ben Aoun을 꺾은 데 이어 이란의 Nahid Kiyanichandeh, 중국의 Chuling Zhang을 차례로 제압하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준결승에서는 브라질의 Maria Clara Pacheco에게 패하며 동메달을 획득했다.
“선수 선발부터 직접 확인… 많은 권한을 준 만큼 책임도 크다”
‘무주 태권도원 2026 세계태권도 그랑프리’ 참가를 위해 한국을 찾은 이동완 감독은 모로코 대표팀을 이끌면서 선수 발굴과 대표팀 체계 구축에 가장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모로코올림픽위원회와 모로코태권도협회에서 나에게 많은 권한을 줬다”며 “모로코 내 크고 작은 대회와 국가대표 선발전 등을 직접 다니면서 선수들의 기량을 확인하고 선수를 선발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단의 훈련과 국제대회 참가 환경 등이 충분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주어진 여건 속에서 최선을 다해 지원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감독은 대표팀을 맡은 이후 경기력 향상에 앞서 선수단과 협회 간의 신뢰를 만드는 데에도 힘을 쏟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처음 모로코에 갔을 때 협회와 국가대표 선수단 사이에 다소 간극이 있었고 서로에 대한 믿음이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며 “내가 책임을 질 테니 전적으로 믿어달라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잘한 것과 잘못한 것을 명확하게 이야기하고 있다”며 “최근 국제대회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면서 선수단의 단결력도 좋아지고 협회와 선수들 사이의 신뢰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열악한 훈련환경 속에서 시작한 ‘기본기 만들기’
국제대회 성적은 상승하고 있지만 이 감독이 현장에서 마주한 대표팀의 훈련 여건은 쉽지 않았다.
충분한 훈련장과 장비가 갖춰져 있지 않은 데다 선수들 역시 학업이나 생업 등을 병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일부 선수들은 모로코가 아닌 유럽 등에 체류하면서 대표팀 훈련과 국제대회 일정에 참가하고 있다.
이 감독은 “현재 선수들이 태권도 선진국처럼 장기간 강화훈련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은 아니다”며 “선수마다 학업이나 일 등 각자의 생활이 있고 유럽에 머물면서 짧은 훈련과 국제대회 일정에 참가하는 선수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이 감독이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은 선수 발굴과 기본기 강화였다.
그는 “현지에서 열리는 여러 대회를 직접 찾아다니면서 신체조건과 유연성, 기본기가 좋은 선수를 찾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며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에게는 왜 기본기와 체력, 근력을 강화해야 하는지 설명하고 스스로 훈련의 필요성을 느낄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력만으로 국가대표가 될 수는 없다”
이동완 감독이 강조하는 것은 경기력만이 아니다.
태권도 국가대표라면 그에 걸맞은 태도와 책임감, 절제 그리고 팀워크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도 철학이다.
이 감독은 “체력과 근력, 기본기 훈련도 중요하지만 대표선수로서의 태도와 절제, 팀 구성원 간의 단결력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대표팀 선수들에게 경기력뿐만 아니라 행동과 기본예절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팀 전체에 악영향을 미치는 행동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팀 분위기를 저해하는 행동에 대해서는 강하게 이야기하고 책임을 묻고 있다”며 “아무리 실력이 좋은 선수라도 대표팀의 분위기를 해치는 행동을 한다면 국가대표에서 제외할 수도 있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랑프리 연속 동메달 데하위… LA 향한 가능성 확인
현재 모로코 대표팀에서 국제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는 대표적인 선수는 여자 -57kg급 아미나 데하위다.
데하위는 로마와 무주에서 열린 2026 세계태권도 그랑프리에서 연이어 동메달을 획득하며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동완 감독은 데하위를 비롯해 여러 체급에서 가능성 있는 선수들을 발굴하고 육성하면서 2028 LA올림픽을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데하위 선수뿐만 아니라 여러 체급에서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을 보고 있다”며 “지금은 대표팀의 훈련체계를 잡아가는 과정인 만큼 국제대회에 꾸준히 출전하면서 선수들의 경기력을 확인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려 한다”고 말했다.
“전권을 받았다는 것은 그만큼 책임도 크다는 의미”
이동완 감독에게 모로코 대표팀을 맡는다는 것은 단순히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선수를 발굴하고 훈련체계를 만들며 대표팀이 하나의 팀으로 움직일 수 있는 문화를 정착시키는 것까지 그의 역할이라고 보고 있다.
이 감독은 “많은 권한을 받았다는 것은 그만큼 책임과 부담도 크다는 의미라고 생각한다”며 “그 책임을 다하기 위해 대표팀 선수들의 기초부터 하나씩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도 적지 않다.
이 감독은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것 자체보다 자체적으로 훈련할 수 있는 환경이 열악한 것이 가장 아쉽다”며 “훈련용품이 충분하지 않아 개인적으로 구매하거나 하나의 장비를 여러 선수가 함께 사용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충분한 훈련환경이 갖춰져 있지 않아 체계적인 훈련과 집중훈련을 진행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다”고 말했다.
2028 LA올림픽을 향해… 모로코 태권도의 도전은 계속된다
모로코 태권도는 아직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다.
충분하지 않은 훈련환경과 선수 관리의 어려움 속에서도 이동완 감독은 선수 발굴과 기본기 강화, 대표팀의 체계 구축을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파라 투자니의 세계태권도여자오픈선수권대회 금메달과 아미나 데하위의 세계태권도 그랑프리 연속 동메달 등 의미 있는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이동완 감독이 바라보는 곳은 당장의 메달보다 더 멀리 있다.
2028 LA올림픽까지 남은 시간 동안 선수들의 기본기와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하나의 팀으로 성장시키는 것. 그리고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경쟁할 수 있는 대표팀을 만드는 것이 그의 목표다.
대한민국 태권도 선수와 지도자로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북아프리카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 이동완 감독.
그가 이끄는 모로코 태권도가 2028 LA올림픽을 향한 여정에서 어떤 변화를 만들어낼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