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냉방시설 없는 국기원 경기장

2024.07.03 00:39:11

 

 냉방시설 없는 국기원 경기장

 

 

칼럼: 남궁윤석(한국태권도지도자협회 상임고문)

 

서울시태권도협회는 지난 6월 18일부터 19일까지 이틀간 국기원 경기장을 대관하여 ‘제42회 서울특별시태권도협회장기대회’와 ‘전국체육대회 고등부 겨루기 2차 선발전’을 가졌습니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 속에 진행된 이번 대회는 참가 선수들뿐만 아니라 연일 자리를 메운 학부모 등 모든 참석자들은 서울시태권도협회의 폭염을 대비한 안전관리 대책의 부실을 강하게 질타하는 원성으로 가득 찼습니다.

 

관련 내용을 확인해 본 결과 대회가 진행되었던 국기원 경기장은 애당초 냉방시스템이 설치되지 않고 지금까지 운영해 온 것입니다.

 

대회 기간 냉방이 되지 않아 고온의 더위가 엄습해 오는 실내 경기장에서 자녀들의 경기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부모의 입장에서는 염려와 걱정 그리고 안쓰러움,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시대에 뒤떨어진 대한민국 국기 태권도 전당의 운영 현실에 큰 실망감을 드러냈습니다.

 

대한민국은 이미 경제 선진국으로 성장했으며 각종 장비와 시설이 최첨단으로 탈바꿈하고 있는데 올림픽 종목과 더불어 개원 50주년을 자랑하던 세계태권도본부 국기원의 경기장에 아직까지 가장 기본이라 할 수 있는 냉방시설조차 갖추지 않고 있습니다.

 

수시로 각종 태권도대회가 열리고 국내외의 많은 사람들이 견학하는 국기원 경기장의 현실은 냉방시설 미비 하나만으로도 급변하는 시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국기 태권도와 국기원을 사랑하는 많은 태권도인과 태권도 관계자 그리고 우리 국민들을 왜 이리 서글프게 만드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또한 국기원 경기장에 냉방시설이 없는 것은 어제와 오늘의 일이 아닌 줄 알면서도 사업계획에 따라 경기장을 국기원으로 선택하여 장소를 대관한 서울시태권도협회는 선수들과 학부모를 비롯한 관중들이 폭염으로부터 안전을 조금이라도 고민해 보고 대응 방안을 찾아야 했습니다.

 

서울시협회 관계자들이 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장소는 물론 환경 여건에 따른 시설의 규모나 엠프시설 및 냉방설치 등의 점검과 구성요건을 확인하고 특별한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경우 시설 사용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당연할 것입니다.

 

그런데 연일 33도를 오르내리는 폭염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대책도 없이 그저 지금까지 해온 관례에 따른 형식적인 준비로 중요한 이 대회를 마무리했다면 이 순간은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했을지 모르지만 수면 위로 떠오른 서울시태권도협회의 안전불감증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충격일 수밖에 없습니다.

 

안전사고에 대한 주의 의식을 느끼지 못한 안전불감증으로 인해 중대한 재해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과 중대재해처벌법 등이 제정되어 이에 대한 예방책과 중대 재해 발생 시 이를 처벌하는 등 안전의식과 대비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현실을 다시 한번 재인식하고 이를 실천하는 사회적 공감력과 실천 의지를 직접 보여주어야 할 것입니다.

 

불확실성에 대한 안전불감증은 ‘설마가 사람 잡는다.’ 는 옛 속담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보면 좋겠습니다.

 

아울러, 이러한 상황 속에서 40회가 넘는 서울시태권도협회장기대회에 초등부는 참가인원의 부족으로 경기를 진행할 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고 중등부 92명, 고등부 117명으로 겨우 209명의 선수들이 각 체급별로 겨루게 되어 많은 태권도 관계자들은 미래 태권도의 모습이 될 수 있다는 우려와 걱정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요즈음 사회 흐름에 따라 선수층이 겨루기를 외면하고 품새 위주의 선수가 활발해진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흐름을 알고 이를 사전에 분석하여 태권도 겨루기의 올림픽 선수 출전이라는 이점을 십분 활용하는데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성공적인 겨루기 선수 육성을 위해서는 우수한 선수에게 넉넉한 장학금을 지급한다거나 참여자에게는 경품 또는 상품제도를 도입할 수 있는 예산을 편성하여 성공적인 대회를 치룰 수 있도록 치밀한 기획과 실행이 필요할 것입니다.

 

또한 서울시태권도협회 임직원은 이번 대회에 많은 선수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전개하였는지 아니면 형식적인 절차에 따라 연간사업계획을 홈페이지에 게재하고 관심 있는 선수만 참여할 수 있도록 수수방관하지는 않았는지 매우 궁금합니다.

 

태권도는 1990년대 수련생이 급증했던 좋은 시절을 생각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한 도장경영의 어려움을 시작으로 저출산과 경영 위기가 더해 태권도장은 폐관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운영을 유지하고 있는 도장은 수련생의 감소와 신규등록자의 부족 현상으로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를 극복해 나가기 위해 태권도 기관이나 단체에서 태권도장 살리기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국기원에서는 추진할 사업들이 많지만 우선 국기원 경기장의 냉난방 설치를 위한 환경개선사업을 시행하여 실추된 국기원의 신뢰와 위상을 높여야 할 것이며 서울시태권도협회는 각종 대회를 주관하고 경기 장소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선수와 심판은 물론 관중들의 입장도 충분히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한국태권도신문 koreatkd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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