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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중국 내 한인 태권도 사범들이 위태롭다.

 

 

중국 내 한인 태권도 사범들이 위태롭다.

 

김용철(재중대한태권도협회 회장)

 

한인사범들이 중국에서 태권도를 보급해 온 기간이 어느덧 30년을 훌쩍 넘어 40년을 바라보고 있다. 이처럼 오랜 기간 동안 태권도를 보급해 오면서 어려움도 많았지만, 요즘처럼 곤경에 처해 본 적은 없었다. 

 

2023년 중국 내 태권도 도장을 포함한 관련 산업들이 총체적 위기에 봉착해 있다. “코로나 19” 가 종식되면 중국 내 태권도 도장들이 다시 활기를 띄울 줄 알았는데, 오히려 침체의 속도가 가속되어 2023년은 그야말로 낭떠러지 난간에까지 떠밀려 있는 형국이다. 

 

이처럼 중국 내 태권도가 급격하게 침체된 원인은 단순히 중국의 불경기 때문만이 아닌 태권도 내부 문제와 한중 외교 관계의 경색까지 겹쳐 있어 해결 방안을 찾기란 결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문제의 핵심 네 가지


첫째, 중국은 더 이상 한인 지도자의 태권도 기술 지도가 필요하지 않은 나라가 되었다. 30년 넘게 중국 내 태권도 보급 과정에서 한인 태권도 지도자들이 사용해 왔던 태권도 기술이란 약발이 거의 다 소진되었다. 

 

중국의 태권도 풒새와 겨루기 기술은 이미 세계적 수준에 도달해 있으며, 세계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한 선수들이 즐비하고 국기원 시범단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고난도의 특기 발차기와 태권무를 시연할 수 있는 태권도인들이 전국에 널려 있다. 그리고 태권도 대회를 능숙하게 진행할 수 있는 수준급 심판들 또한 넘쳐난다.    

 

이렇다 보니, 한인사범이란 프리미엄이 사라졌으며, 한때는 한국에서 많이 알려져 있는 고수회를 포함한 다수의 단체와 개인의 이름을 팔아 무리 지어 다니며 집단을 이루고 관원을 모으던 이들도 점점 사라지고 있다.   

 

“중국에서 태권도 도장을 운영하고 있거나 새롭게 도장을 오픈하려는 한국 사범들은 대부분 실력이 저조한 B급이나 C급 사범들이다.” 요즘 중국인 사범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는 말이다. 듣기에 참으로 무례하고 불쾌한 말이지만, 그만큼 태권도 기술과 지도에 자신감이 베어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둘째, “태권도를 수련한 자들은 탱고를 배우는 춤 꾼들보다 싸움을 못한다.” 중국 내 인터넷에서 태권도를 비방하는 내용이다.
   
한국에서는 중국의 전통무술을 “쿵푸”라고 부르는 데 익숙해져 있지만, 사실 중국에서는 “우슈” 즉 무술이라고 지칭한다. 중국의 전통 무술은 본래 병기 위주의 무술이기 때문에 맨손으로 하는 태극권은 실전격투 보다는 건강을 위한 양성과 화려하고 변화무쌍한 동작들을 통해 맨손 무술의 다양성과 아름다움을 표현해 내는 시범 방면에 더욱 우수성이 입증된 무술이라 할 수 있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중국의 전통 무술인들 중 일부가 해방 이후에 맨손으로 격투를 하기에는 부족한 태극권과는 기술체계가 완전히 다른 맨손 격투기 위주의 무술을 만들어서 군대와 경찰에 보급해 왔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 중국의 실전격투 종목을 대표하고 있는 “싼따”라는 무술이다.

 

이 “싼따”라는 무술은 오늘날 권투의 주먹 기술은 물론 태권도의 발차기 기술과 유도, 씨름의 업어치기나 걸어 넘기는 기술까지 받아들여 종합격투 무술에 가깝게 진화해 왔다.

 

이 “싼따”를 수련한 무술인들이 태권도가 유행하자 너도나도 태권도 도장을 오픈해서 “싼따”식 태권도를 가르치더니, 요즘에는 득점 위주의 기교식 발차기로 태권도를 배워봤자 라틴무용을 배우는 학생들에게도 맞고 다닌다는 비난성 여론으로 인해 태권도 수련생이 급격히 추락하자 다시금 “격투도장”으로 간판을 바꿔 다는 사례가 늘고 있다.   

 

안타깝지만, 객관적 사실에 비춰보더라도 태권도는 주먹을 주로 사용하는 실전격투 기술이 부족한 관계로 실전에서 사용하기에는 실효성이 많이 떨어진다. 이처럼 태권도의 부족한 부분들을 들춰내어 인터넷 공간에서 막무가내로 조롱하고 무시하는 사례들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셋째, 중국태권도협회가 발행하는 단증의 기세가 무섭다.

 

중국 내 태권도 합법적 단증으로써 인정받고 있는 단증은 크게 세 종류가 있다. 1.국기원 단증, 2.중태협 단증, 3.전국학생운동연합회 단증, 이 중에서 국기원 단증은 지는 해라 할 수 있고, 중태협 단증은 중천에 떠있는 해, 전국학생운동연합회 단증은 뜨는 해라 비유할 수 있다.

 

특히, 중태협은 이미 전국 조직을 잘 갖춰 놓고 체계적으로 단증을 보급하고 있어 지명도와 보급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 외에도 세계태권도연맹 가짜 단증, 일부 체육대학이나 지방 사단체에서 발행하는 단증까지 그 종류가 참으로 다양하고 다채롭다. 이런 연유로, 국기원 단증 만을 고집스레 보급해 온 한인 태권도 사범들은 우위의 대상이 아닌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넷째: 윤석열정부 들어 한국에 대한 반한 감정이 고조되고 있어 한인들에 대한 인식이 예전같이 우호적이지 않다.

 

전에는 한국사범이 지도하는 곳이라 해서 먼 곳에서도 찾아와 등록하는 학보모들이 있었지만 이제는 가까이에 있어도 기피하는 현상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더구나 국수주의의 거센 바람을 타고 국기원 단증을 발급받거나 한인사범 도장에 등록하는 이들을 향해 매국노란 극단적 언어를 사용하는 사례들도 나타나고 있다.

 

중국태권도협회가 한국 사범들을 옥죄기 시작했다


중국태권도협회는 전국에서 도장을 운영하고 있는 한인태권도 사범들을 효율적으로 관리, 통제하기 위해 각 성, 시의 태권도협회에 한인사범들을 파악하고 한인사범들로 하여금 이력서를 제출하도록 강요하고 있다. 

 

이는 한인 사범들을 완전히 파악하여 국기원 단증이 아닌 중국 단증과 급증을 사용하도록 강제하거나, 사범 자격 미소지자, 불법 도장 운영자, 노동비자 미소지자 등을 가려내어 불이익을 주거나 공안국에 고발 조치하여 추방을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며, 이번 조사에 호응하지 않는 한인사범들은 각 성 시의 협회를 통해 불이익을 주도록 강요할 것이 예상된다. 

 

이렇듯 중국 내 한인 사범들이 봉착해 있는 어려움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코로나 19로 인해 50%가 넘는 한인 사범들이 중국에서의 희망을 버리고 떠났지만, 아직도 적지 않은 한인 사범들이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한겨울에 봄기운이 움트기 시작하고, 어둠속에 숨어있던 햇살이 떠오르듯 어려움을 해결할 방법은 반드시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기원의 관심과 협력이 필요하다.

 

국기원은 더 이상 중국에서의 독단적 행동을 자제하고 중국 내 한인 사범들과 국내의 현명한 태권도 지도자들의 의견을 한데 모아 이 난관 극복을 위한 지혜를 발휘하는데 앞장서 주길 진심으로 희망한다.   

 

 

(이 기고문은 본지의 편집 의도와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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