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2023 세계 태권도 그랑프리대회 경기장면 [사진 : 세계태권도연맹]
[한국태권도신문] 세계태권도연맹(총재 조정원)은 지난 6월 3일~5일까지 이탈리아 로마에서 월드 태권도 그랑프리 1차 대회를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2년 6개월만에 개최하였으며 대한민국 태권도 선수단은 고개를 떨꿨다.
이번 로마 그랑프리 대회는 지난 4월 세계태권도연맹의 올림픽 랭킹을 기준으로 남·녀 각 4체급에서 체급별 32명의 선수가 초청장을 받았으며 한 국가에서 각 체급별로 최대 2명의 선수가 출전할 수 있으며 3전 2선승제 토너먼트 방식으로 경기를 진행했다.
대한민국은 남자부에 –58㎏급 장준(한국가스공사), 배준서(강화군청), -68㎏급 진호준(수원시청), -80㎏급 서건우(한국체대), 박우혁(삼성에스원), +80㎏급 이선기(전주시청) 선수가 초청받아 출전했다.
여자부는 –49㎏급 강미르(영천시청), 강보라(영천시청), -57㎏급 김유진(울산광역시체육회), 이아름(고양시청), -67㎏급 김잔디(삼성에스원), 홍효림(강원체고), +67㎏급 이다빈(서울시청), 명미나(인천동구청) 선수가 초청받아 출전했다.
대한민국은 이들 선수 중 남자부 –58㎏급 장준(한국가스공사), -80㎏급 서건우(한국체대), 여자부 –57㎏급 김유진(울산광역시체육회) 선수가 동메달 3개를 획득하는데 그치며 세계선수권대회의 부진에 이어 연속된 저조한 성적으로 국제경쟁력을 급격히 상실해 가는 모습을 보였다.
▲로마 2023 세계 태권도 그랑프리대회 경기장면 [사진 : 세계태권도연맹]
대한태권도협회(회장 양진방)는 지난 세계선수권대회의 참패에 대한 책임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그랑프리 대회에 내노라하는 선수들을 대거 출전시켜 세계선수권대회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승전 진출 선수를 단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하고 세계의 높은 벽만 다시 느끼는 참담한 결과를 받았다.
결국 대한민국은 이번 대회에 애국가를 울리지 못했다. 태권도 경기장에 애국가가 없는 것이 이제는 어색하지가 않다. 왜 이렇게 된 것인가? 태권도 종주국으로서 남의 잔칫집에 들러리로 전락한 행세가 안타깝기 그지없는 현실이다.
다시 묻는다. 누구의 책임인가? 언제까지 세계태권도연맹의 경기룰의 불리함을 탓하고 전자호구 유령점수를 핑계 삼으며 짧은 다리를 부여잡고 한탄만 할 것인가? 세계 최강 대한민국 태권도의 이미지는 신기루처럼 사라진지 오래인듯 하다.
경기장에서 만난 A지도자는 대한태권도협회 수장이 국기원, 세계태권도연맹, 아시아태권도연맹 등 선거판에 이름이 오르내리며 정신이 팔려 있으니 제대로 되는게 있겠느냐며 주변을 정리하고 협회 행정에 올인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리고 행정의 달인이라는 기대를 받고 출범한 양진방 회장의 이론은 밑천을 드러냈다며 이제는 경기인 출신 전문가에게 전적으로 맡겨야 한다며 쓴소리를 전했다.
나락으로 떨어져 태권도 변방국으로 전락한 대한민국! 이대로는 다가오는 아시안게임, 올림픽게임도 위험하다. 이제는 전면적 쇄신이 필요한 시점이 왔다. 양진방 회장에겐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선수들의 투지에만 기대할 것이 아니라 정답이 아니더라도 뭔가는 해봐야 한다.
총감독 제도 재도입, 해외에서 지도경력이 풍부한 지도자 초빙, 남녀 선수의 특성을 고려한 특화된 훈련방식, 경·중량 체급 분리 훈련, 충분한 강화훈련 및 재정지원, 해외 전지훈련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한 혁신을 단행해야 일말의 가능성이라도 엿볼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